물댄동산 처럼

"아빠, 지금 싸워?" @.o

물댄동산처럼 1999. 10. 23. 17:52
목요일 밤이었습니다.
서울지방회 임원들 모임에 갔다가 9시가 넘어서 들어왔습니다.
저는 들어오자마자 신문을 펼쳐들었습니다.
제 손에는 봉투가 들려져있었고,
그 봉투는 제 집사람의 감시 대상(?)이 되었습니다.
그리고는 이것저것 묻는 것이었습니다.
저는 신문을 보면서 성의 없이 대답을 하였습니다.
나중에는 제가 한마디하였습니다.
"다른 집 남자들은 일거리를 집으로 가져오면 싫어하고,
또, 밖에서 있었던 일을 집에서 얘기하는 거 싫어한다는데
자기는 궁금한게 그리도 많아?"
"궁금한 걸 어떻게 해"
그리고는 잠시 후
집사람이 화가 났습니다.
대답을 성의 없이 하였을 뿐만 아니라
자기를 무시했다고 생각한 것입니다.
큰일 났습니다.
저는 사과를 하였습니다.
소용이 없었습니다.

다음날 아침이 되어도 화가 풀리지 않았습니다.
심지어는 내가 말하려는 것도 하지 말라는 것입니다.
나하고 상관이 없다는 것입니다.
어제의 일에 대한 보수입니다.
지영이가 싸우지 말라고 합니다.
혜영이도 말립니다.
우리 집사람 고집이 보통이 아닙니다.
소용이 없습니다.
오늘은 지영이가 누구 편을 들어야 할까 고민을 합니다.
평소에는 제가 잘못한 것이 많았거든요.
오늘은 용서를 해 주지 않는 엄마가 잘못하는 것 같다고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출근을 하면서
지영이와 얘기를 합니다.
참고로 저는 보람교회에 가는 것이고
지영이는 보람 유치원에 가는 것입니다.
출근 시간도 9시 30분까지이니까
같이 걸어갑니다.
10분에서 15분정도 걸립니다.
지영이 걸음이 늦거든요.
지영이가 뭐라는 줄 아십니까?
집에 들어갈 때 꽃을 사가지고 들어가라는 것입니다.
그럼, 엄마의 마음이 풀릴 것이라는 것입니다.
점심 때 꽃을 사려고 동네를 한바퀴 돌았는데 꽃집이 없었습니다.
이곳에 이사 온지 얼마 안돼서 길이 서툽니다.
집에 빈손으로 들어갔습니다.
이미 우리 집사람 맘을 풀려 있었습니다.
그럼 그렇지
용서를 빌면 용서할 줄도 알고 잊어버릴 줄도 알아야지.

그리고 오늘 아침에 있었던 일입니다.
우리 집사람
물론 화도 다 풀리고
어느 아침과도 같습니다.
얘기를 나누며 아침을 먹고 있는데
혜영이가 하는 말
"아빠, 지금 싸워?" @.o

국민 여러분!
우리 싸우지 맙시다.
후손들 부끄럽지 않게 삽시다.

육선(고기와 기름진 반찬)이 가득하면서 불화하는 것보다
마른 떡 한 조각을 두고도 화목할 수 있는 그럼 복된 가정이 되십시다.
하나님이 주인이 되는 가정을 꾸밉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