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댄동산 처럼

머리 슈퍼맨 <혜영이가 천정까지?>

물댄동산처럼 2000. 3. 2. 12:58
아십니까?
머리 슈퍼맨
그냥 슈퍼맨이 아닙니다.
머리 슈퍼맨입니다.
지영이와 혜영이는 미끄럼을 타고 내려옵니다.
이 때 슈퍼맨처럼 하고 내려오는 것입니다.
손을 머리 위로 올리고
주먹을 쥡니다.
슈퍼맨 폼입니다.
그리고 머리부터 내려오는 것입니다.
엉덩이부터 내려오면
엉덩이 슈퍼맨이 되는 것입니다.
아마도 지영이가 만든 말인 것 같습니다.
제 딸은 천재입니다.

어제는 제가 요위에 앉아서
허준을 보고 있었습니다.
MBC 창사특집 드라마입니다.
그런데 혜영이가 제 무릎에서 머리 슈퍼맨을 하는 것입니다.
어떻게 머리 슈퍼맨이 가능하냐고요?
제가 무릎을 세우고 앉았습니다.
그 무릎은 이불로 덮여있었습니다.

제 이불은
비단 이불은 아니지만
의미 있는 이불입니다.
제 장모님이 직접 농사를 지어서
딸 시집보내기 위해 고이 모셔졌던
국산 솜으로 만든 이불입니다.
외국 솜은 이처럼 폭신폭신하지 않습니다.
역시 국산이 좋습니다.
우리 것은 좋은 것이여.
그 이불이 7년동안 농에서 자리만 차지하고 있었습니다.
왜냐고요?
너무 두터워서 덮을 수가 없었기 때문입니다.
그것은 거금 들여서
몇 개의 이불로 만들었습니다.
그래서 이불이 많이 생겼습니다.
덕분에 우리 가족은 한 방에서 잡니다.
손님이 와도 걱정이 없습니다.

그 이불은 미끄럽습니다.
특히 제가 덮는 이불이 그렇다는 말입니다.
이러니
혜영이가 그 위에서 미끄럼 아니 머리 슈퍼맨을 하기에 아주 좋습니다.
각도도 조절이 됩니다.
저는 아이들을 위해 허준을 보는 것도 포기(사실은 아님)하고
놀잇감이 됩니다.
주일 오후 예배에 오시면
지영이 혜영이가 유치원 미끄럼틀에서
머리 슈퍼맨을 하는 것을 보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