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댄동산 처럼

이성문제로 고민하는 그대

물댄동산처럼 1999. 8. 5. 07:47
오늘 뜻밖의 편지를 받았습니다.
readerman이라는 아이디를 쓰는 사람의 글이었습니다.
저는 다른 사람의 글을 통신상에서 읽다가
바로 답장을 쓰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번에도 그런 편지를 보낸 것 같습니다.
저는 편지를 쓰고 잊어버렸습니다.
그런데 답장이 왔습니다.
반가웠습니다.
아마도 이 형제는 여자 문제로 고민을 하고 있었던 것으로 기억됩니다.
'지역감정 때문에 부모님이 교제를 반대하면 어떻게 하나'하고 고민하였던 것 같습니다.
저는 짧게 저의 느낌을 써 보냈습니다.
자신의 부모님이 지역감정이 있다고 해서 여자의 부모도 지역감정이 있다고 생각할 수 없다는 글을 썼습니다.
그에게 받은 답장의 내용은 이렇습니다.

안녕하세요...
밑에글은 정말정말 잘 받았습니다.
그리고 감사의 말을 드리겠습니다.
제가 올린글에 대한 충고를 들으니 다른 방향으로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가끔씩은 다른 사람의 충고로 다른 방향으로 생각을 해보는 것도
나쁘지는 않다고 생각됩니다.
앞으로도 문제가 생기면 충고를 부탁드립니다.
싫으시면 괜찮습니다.
그럼 항상 즐거운 생활을 지내시고 즐팅 되세요..

사람들이 가장 많이 고민하는 문제 중 하나가 이성문제인 것 같습니다.
특히 결혼을 앞둔 젊은이들에게 말입니다.
오늘 뉴스에 보니까
클린턴의 부인 힐러리(들러리가 아님)도 바람을 피운 적이 있다는 군요.
제가 대학 다닐 때 친구들과 가장 많은 대화를 나눈 것 세 가지를 들라면
'이성문제', '정치문제', '신앙문제' 이었습니다.
저는 이성문제에 대하여 모든 사람이 고민을 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어떤 때는 부모님의 반대 때문에 울면서 고민하던 친구와 함께 있어 주었습니다.
수업도 빼먹고 말입니다.
어떤 자매는(제가 좋아하던) 왜 그런 남자를 좋아할까 할 정도로 이상한(?) 남자를 좋아하는 것입니다.(나를 좀 좋아해 주면 안 되나?)
저도 세 번 프로포즈를 신청했다가 세 번 다 퇴짜를 맞았습니다. -.-;
저는 중매로 결혼했습니다.
저는 젊은이들(나도 젊지만)이 말하는 사랑을 다 믿지 않습니다.
그들이 말하는 사랑은 감정에 더 가깝습니다.
첫눈에 반했어!
내 이상향이야!
그러면서 사랑을 말합니다.
진정한 사랑은 목숨까지도 바치는 것인 줄 그들은 모르는 것 같습니다.
그의 허물을 덮어주고,
오래 참아주고,
화를 내지 않고,
시기하지도 않으며,
자랑하지도, 교만하지도 않으며,
무례하지 않고, 예의를 지키며,
자기의 유익보다는 상대방의 유익을 생각하며,
악한 것을 생각지 않으며,
불의를 기뻐하지 않으며,
진리와 함께 기뻐하며,
모든 것을 믿고, 모든 것을 바라며,
모든 것을 견디는 것인데...
(고린도전서 13장을 참조하십시오.)
싸우기도 하며,
지기 싫어하고,
사랑한 것만큼 사랑해 주기를 바라고,
계산하고 따지며,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질투하고,
우리는 그런 사랑보다
진정 상대방의 허물과 약점까지도 사랑할 수 있는 사람이 되어야 하겠습니다.
그리고 한가지 더
부모님이 반대하는 결혼은 축복된 결혼이 아닙니다.
부모님은 웬만하면 반대하지 않습니다.
제가 제 집사람을 부모님께 인사 소개 할 때
어머니는 만족해하지 않으셨습니다.
그런데 아버지는 찬성을 하셨지요.
그래서 결혼을 했습니다.
어머니도 좋은 며느리로 인정해 주십니다.
제 동생의 경우도
아직 결혼은 하지 않았지만
애인을 인사 소개 하였을 때
어머니는 50점
아버지는 60점을 주셨습니다.
그러나 반대는 하지 않으셨습니다.
서운한 점도 없지 않지만
아들이 선택한 배우자에 대하여
저의 부모님은 아들을 믿습니다.
모든 부모님도 마찬가지 일 것입니다.
부모님이 반대를 하신다면 그만한 이유가 있을 것입니다.
부모님은 우리보다 인생을 더 잘 아십니다.
결혼은 둘만의 결혼이 아니라
가문과 가문의 결혼입니다.
부모님이 반대하면 그 결혼은 축복된 결혼이 될 수 없습니다.
그래도 결혼을 해야겠다면?
부모님의 반대 이유가 신체적인 불구나 가난과 같은 것이라면?
우리는 부모님을 설득해야합니다.
설사 그가 불구라고 하더라도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그 불구를 극복(커버) 할 다른 장점이 있을 것입니다.
그 장점을 부각시키는 것입니다.
그래도 안 된다면
시간을 두고 기다리십시오.
그 시간이 부모님의 마음을 바꿀 수 있을 것입니다.
아니면 부모님의 생각이 현명하시구나 하는 확신이 설 것입니다.

지금 만나고 있는 사람이 나의 결혼 상대라고는 생각지 않는다
그러나 마땅한 다른 사람이 없으니 그냥 결혼하자
혹시 이런 생각을 갖고 계신 분은 없으신가요?
결혼은 장난이 아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