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댄동산 처럼

요행을 믿으시나요?

물댄동산처럼 1999. 7. 24. 10:28

요행을 믿으시나요?

 

제가 수현 자매님께 '원숭이 손' 예화를 보내 드렸는데

이보다 더 무섭다는 그 '원숭이의 손' 이야기를 알고 있다고 하였습니다.

제가 그 이야기를 메일로 보낸 이유는

세상에 요행이란 있을 수 없다.

요행이 있다고 하더라도,

그 요행은 기쁨과 행복을 가져다 줄 수 없다는 메시지를 담고 있었던 것입니다.

 

제가 연애하던 시절

- 사실은 중매결혼을 하였기 때문에 한번도 연애라는 생각을 해 본적이 없음 -.-;

  중매로 만났고 교제한 기간도 얼마 되지 않기 때문에

  아기가 생기기 전까지를 연애기간으로 봄.

서울에서 공부를 마치고

기차에 몸을 싣고

마중 나올 색시를 생각하며 가고 있을 때

열차에서만 볼 수 있는 움직이는 매점.

그것이 지나가는 것이었습니다.

수중에 동전이 많았습니다.

동전의 무게를 줄이기 위해서라도 무엇인가 사야 하는데... 상념에 젖어...

그런데 움직이는 매점에 있어서는 안 되는

- 최소한 제 생각에는 그렇습니다. 다른 어떤 경에도 보지 못한 것임.

복권이 있는 것이었습니다.

흥미 반, 재미 반.

그 복권을 샀습니다.

어라?

500원을 내었는데..

두장이네!

어떻게 할까? .... 다시 상념에 젖어...

그래! 결심했어!

저는 그 아저씨가 다시 올 때까지 기다렸습니다.

즉석 복권이었기 때문에 긁어도 볼까 했는데

참았습니다.

아저씨가 오셨습니다.

"아저씨 복권 두 장에 500원인가요?" - 알면서도 능청, 그 속셈. -.-;

"아니오 한 장에 500원 인데요" - 당근이지. O.o

"그런데 왜 두 장 주셨어요?" - 정직한 준행이. 자화자찬. ^.-

"아! 죄송합니다. 한 장 다시 돌려주세요." ;-)

"아니오. 그냥 두 장 사겠습니다." - 동전의 무게를 더 줄이려고. ^^;

- 집중되는 시선! 시선들!

움직이는 매점 아저씨도 가지 않고 - 근무 태만 -.-;

제가 동전으로 복권을 긁는 것을 지켜보고 계십니다.

주위에 뚱뚱하신 아줌마, 평범한 아주머니 모두 복권에 집중되어있습니다.

저는 압니다.

둘 중에 하나는 '꽝'이라는 것을.

그리고 평균적으로 4장에 한 장만 당첨된다는 것을.

내가 산 복권으로 다른 사람 당첨금 주고,

일부는 남겨서 복권 회사 직원들 월급 주고,

또 일부를 더 남겨서 복권 파는 사람들 월급을 주어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하나는 당연히 꽝이었습니다.

그런데 다른 하나는...

- 궁금하시면 이곳 http://column.daum.net/biblely으로 가셔서 회원으로 가입하십시오.

  그러면 정답을 알려 드리겠습니다.

  수현 자매님에게는 당연히 알려 드려야지요.

저도 잘 기억이 나지 않습니다.

아마도 돈으로 받지 못하고 복권으로 받은 것 같습니다.

20장쯤 되었을 것입니다.

주위의 아줌마들이 착한 사람에게 복이 온 것이라고 칭찬에 칭찬을 더해 줍니다. -.-;

 

저는 제 애인과 - 오해하지 마십시오. 제 색시입니다.

레스토랑에 앉아서 - 레스토랑 간 햇수는 한손으로도 다 꼽을 수 있습니다.

열심히 긁었습니다.

그 전에 저는 변명을 해야만 하였습니다.

왜 내가 복권을 샀으며, 이 많은 복권은 당첨된 복권을 돈으로 받지 못하였기 때문이라고.

애인의 눈치를 보면서 열심히 긁었습니다.

다 긁고 압수당하였습니다. -.-;

오백원짜리가 제일 많았고, 아니, '꽝'이 더 많았고,

더 큰 액수의 복권도 간혹 보였습니다.

나중에 생각이 나서 물어보았습니다.

"그 복권 어떻게 했어?"

"다 버렸어요."

저는 그 말을 믿습니다.

우리 집사람은 그러고도 남을 사람입니다.

다시는 복권을 사지 말아야지.

그런데 복권 장사 아저씨는 무얼 해서 먹고살지?

세상의 모든 사람이 요행을 바라지 않고

정직하게 일하여

정당한 대가만을 받고

가난한 사람들을 위해 조금만 생각을 해 준다면

우리 나라는 따뜻한 - 아니 지금은 너무나 따뜻하니 말을 바꾸자

우리 나라는 여름에는 시원하고 겨울에는 따뜻한 나라가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