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댄동산 처럼

거짓말로 뒤덮인 세상 - 신조광

물댄동산처럼 1999. 12. 5. 07:50
거짓말로 뒤덮인 세상


옷과 거짓말로 엮어낸 이야기가 있다.
'벌거벗은 임금님'이란 동화는 널리 알려진 이야기이다.
어떤 임금님이 세상에서 제일 좋은 옷을 지어오는 사람에게
큰 상급을 내리기로 하여,
많은 사람들이 여러 가지 옷을 지어왔지만, 만족치 못하였다.
최후로 정말 제일 좋은 옷을 지어오겠다는 사람이 있어
지어오도록 했더니,
그는 착한 사람만 볼 수 있는 옷이라 하면서
실상은 아무 것도 없는 옷을 지어왔다.
임금님이 보니 아무 것도 보이지 않는데,
보이지 않는다 하면 착한 임금이 아님을 드러내는 것이므로,
아무 것도 보이지 않아도, 보인다 하면서 극찬하였다.
주위의 모든 신하들도 역시 임금님과 똑같이 말하였다.
임금님은 이 옷을 입고 백성들에게로 행차하였다.
온 나라 백성들도 아무 것도 보이지 않지만
임금님이 세상에서 제일 훌륭한 옷을 입으셨다고 극찬하였다.
그러나 한 어린아이가 "임금님이 벌거벗었다"고 소리치는 바람에,
온 세상을 뒤덮었던 거짓말의 비밀이 들통나게 되었다는 스토리이다.
이 이야기는 거짓말로 뒤덮인 세상을 풍자적으로 표현하면서,
진실은 완전히 은폐 될 수 없다는 진리를 선언한다.

어떤 사람이 거짓말을 잘하여,
'왜 거짓말을 하느냐'고 했더니,
'사람들이 진실은 잘 믿지 않아도 거짓말을 하면
잘 믿기 때문에 거짓말을 한다'고 했다.
독일의 격언에도
"거짓말에는 세금이 붙지 않는다.
그러므로 온 나라에 거짓말이 넘쳐나고 있다"는 말이 있다.
사람들이 거짓말을 하는 또 하나의 이유는,
거짓말을 하면,
그것을 은폐하기 위하여
더 많은 거짓말을 해야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어떤 사람은 이렇게 말했다.
"한가지 거짓말을 통하기 위해서는
다른 거짓말을 스무 개나 발명하지 않으면 안 된다."

최근 수개월 동안 우리네 사회는
'옷 로비 사건', '언론 대책 문건' 등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무엇이 진실인지, 무엇이 거짓인지
알 수 없는 내용이 기사나 신문에 게재되지 않은 날이 없다.
한 꺼풀을 벗기면, 또 한 겹의 거짓이 있고,
그 한 겹을 벗기면 또 다른 거짓이 감싸고 있다.
끝이 보이지 않는다.
온 나라가 거짓에 뒤덮여 있고,
거짓말 속에서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느낌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진실은 살아있고,
영원히 은폐 될 수 없다는 사실을 믿는다.

가인은 여호와께서 동생 아벨의 제사는 열납하셨으나
지신의 제사는 열납치 아니하므로
심히 분하여 마침내는 들에서 동생 아벨을 쳐죽이고,
은폐하였다.
여호와께서 가인에게 '아우 아벨이 어디 있느냐?' 하고 물었지만,
그는 '내가 알지 못한다'고 거짓말을 했다.
그러나 여호와는
"네 아우의 핏소리가 땅에서부터 내게 호소한다"고 말씀하였다(창 4:10).

초대교회에서 아나니아와 그 아내 삽비라가
땅판 값을 하나님 앞에 바치면서
그 일부를 감추고도 전부라고 거짓말을 하므로
그 자리에서 엎드러져 그 영혼이 떠났다고 했다(행 5:1-11).
아무리 거짓말을 잘 한다 해도,
또 그것을 아무리 잘 포장하여 감춘다해도,
하나님은 속일 수 없다.

하나님은 어떤 분이신가?
사람들이 잠잠하면, 돌들이 소리지르게 하시는(눅 19:40) 분이시며,
나귀 입을 열어서라도 말을 하게 하시는 분이시다(민 22:28).
"지은 것이 하나라도 그 앞에 나타나지 않음이 없고,
오직 만물이 우리를 상관하시는 자의 눈앞에
벌거벗은 것같이 드러나느니라"(히 4:13) 하셨다.
주님도 이렇게 말씀하셨다.
"감추인 것이 드러나지 않을 것이 없고
숨은 것이 알려지지 않을 것이 없느니라"(마 10:26)

거짓은 기독교인의 적이다.
거짓말하는 자는 '거짓말장이'요,
'거짓말의 아비'(요 8:44)인 마귀에 속한 자요,
마귀 편에 있는 자이다.
거짓은 오래 보존될 수 없다.
"진실한 입술은 영원히 보존되거니와
거짓 혀는 눈깜짝일 동안만 있을 뿐이니라"(잠 12:19)
하나님은 '거짓말을 하실 수 없는 분'(히 6:18)이시며,
거짓말하는 자를 '미워하시고', 그 마음에 '싫어하신다'(잠 6:16, 19).
"……모든 거짓말하는 자들은
불과 유황으로 타는 못에 참예하리니 이것이 둘째 사망이라"(계 21:8)
하늘을 향해 소리라도 지르고 싶은
이 어둡고 답답한 거짓과 죄악의 구름들이
12월과 함께 어서 속히 사라지고
새로운 새 천년의 하늘,
새 세기의 바람이 펼쳐지기를 기원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