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병호 목사는 이틀 후로 다가온 크리마스 설교를 준비했다. 그리고
크리스마스날 오후에 그리스도회관에서 '한국교회 개혁을 위한 열두 사도
모임'의 이름으로 자신이 선포할 '새 천년의 한국교회가 나아갈 길'이라는
선언문 내용을 다시 한 번 검토하고 있었다. 이 때 변선화 사모가 차를 들고
들어왔다. 그녀는 안목사에게 찻잔을 내밀며 곁에 앉았다. 그리고는 말을
걸었다.
"여보, 많이 바빠요?"
"응 조금. 왜, 무슨 할 말이라도 있어요?"
"서영이 말예요, 내 생각엔 신학기가 시작되기 전에 절차를 밟아서 그냥
미국으로 보내는 게 좋을 것 같아요."
"그 앤 이제 겨우 중2 잖소. 중섭이와 미영이도 여기에서 대학을 마치지
않고 미국으로 보냈는데 서영이까지 보내면 교인들 보는 눈이 좋지 않을 것
같은데?"
"그래도 공부 안 하고 저렇게 밖으로만 나도는데 여기에 있으면 더 문제가
되지 않겠어요? 내 생각엔 어차피 미국 집에 빈방도 몇 개 있으니까 서영일
빨리 보냈으면 좋겠어요."
"알았어요. 내 생각 좀 해보리라. 참, 미국에 전화했어요? 애들 크리스마스
잘 보내라고 말이요?"
"네 한 시간 전에 했어요. 한데 크리스마스날 오후에 나도 그 모임 장소에
나가야 해요?"
"물론이요. 그 날의 모임이 얼마나 중요한데 당신이 빠져서야 되겠소. 그
날은 한국교회의 새로운 장을 여는 역사적인 날이 될 것이요. 내가 늘
말했지만 한국교회는 개혁이 되어야만 해요. 이대로 가다가는 2천 년대엔
교회를 텅텅 비게 만들고 말 것이요. 하나님께서 그 날의 영광스러운 메시지
선포자로 나를 택하였소. 그런데 나의 부인인 당신이 그 자리에 없으면
되겠소. 만약 그렇게 된다면 하나님이 크게 섭섭해 하실 것이요."
"알았어요. 난 한 번 물어본 거예요. 참, 아까 김권사님이 수표 한 장 주고
갔어요."
"아 그래요. 큰 겁디까?"
"자동차 하나요. 저번에 애들한테 사 준 자동차 값으로 지불할래요.
괜찮겠죠?"
"물론이요. 연말연시에 성도들이 들고 온 거 당신이 알아서 잘 처리해요."
"알겠어요. 그럼 나 나갈께요."
변선화 사모가 쟁반에 컵을 놓고 있을 때 안목사의 핸드폰 벨이 울렸다.
안목사는 얼른 핸드폰을 들었다. 그러나 그는 저쪽의 말을 몇 마디 듣는 순간
갑자기 얼굴 표정이 경직되면서 떠듬거리는 어조로 물었다.
"그, 그게 사, 사실입니까?"
안목사는 마치 정신이 나간 사람처럼 멍한 얼굴로 손을 덜덜 떨면서 전화를
받고는 핸드폰을 책상 위에 놓았다. 이 모습을 보고 변선화 사모가 물었다.
"여보, 왜 그러세요? 무슨 말을 들었길래 그래요?"
"여보, 빨리 공항으로 전화 걸어서 지금 당장 미국 갈 수 있는 표 있는가
알아봐요. 아, 아냐. 내가 알아볼께. 당신은 가만히 있어."
"왜 그래요 여보? 무슨 일이에요? 미국 애들한테 무슨 일이 생겼어요?"
"그래. 일이 생겼어. 교통사고야. 둘 모두 중태래."
"뭐라고요! 그럴리가요. 내가 얼마 전에 전화했는데요!"
"나도 몰라. 전화한 사람은 애들 선생님이야. 빨리 가보아야겠어."
안목사는 공항으로 전화를 했다. 일반인들 같았으면 표를 구할 수 없는
시기였으나 안목사는 항공사의 VIP회원이었기 때문에 두 시간 후에 떠나는
비행기의 표를 구할 수 있었다. 그리하여 안목사와 변선화 사모는 부랴부랴
가방을 챙겼다. 공항에 나와 비행기에 앉을 때까지의 두 시간이 2년은 족히
되는 것 같았다. 그들은 비행기 좌석에 앉아서야 비로소 제발 아이들이
무사하기를 위해 간절히 기도하였다.
변선화 사모는 이제야 좀 제 정신이 드는 듯 안목사에게 물었다.
"아이들이 어떤 상태래요?"
"중태래요. 중섭이가 미영이보다 더 심한가 봐요."
"여보, 만약에 말예요…… 만약에요…… 우리 애들이……"
변선화 사모는 말을 잇지 못하고 눈물을 주르르 흘렸다. 그 모습을 보고
안목사는 손으로 사모의 등을 두들기며 말했다.
"여보, 희망적인 생각을 합시다. 하나님은 아직 우리에게 그런 가혹한 일은
하지 않으셨잖소."
"그건 나도 알아요. 하지만 왠지 불안해요. 그 애들이 이미…… 이미
말예요…… 이 세상에……"
"여보, 그건 모르잖소. 살아 있으리라는 생각을 하잔 말이요."
이렇게 위로를 하고 있었지만 사실 안목사의 마음은 더더욱 착잡하였다.
안목사가 이렇게 안절부절못하는 이유는 7년 전 미국에 사놓은 그 집 때문에
더더욱 그랬다. 100여 평의 대지에 건평 60평 가량의 그 집은 현 싯가로
10억이 넘었다. 안목사는 그 때 3억 정도를 주고 그 집을 샀었다. 그런데
주위에 상가가 들어서면서 몇 년 사이에 집값이 무려 3배 이상이나 껑충 뛴
것이었다. 그런데 그 집은 김목사의 돈으로만 산 것은 아니었다. 아버지
안한규 목사가 정년 퇴임 후 살던 집을 팔아서 그 돈에 자기 돈을 더해 산
것이었다. 그런데, 평생을 목회자로 보낸 안목사의 아버지 안한규 목사는
안목사에게 두 가지의 유언을 하고 세상을 떠났다. 하나는 자기가 살던 집을
팔아서 예수 그리스도를 위하여 온전히 사용하라는 것이었고, 다른 하나는
일평생 교회 정치판에는 뛰어들지 말라는 것이었다. 당시 이제 막 목회를
시작했던 안목사는 맥박이 멎어 가는 아버지의 손을 꼭 잡고 아버지의 유언을
명심하여 지키리라는 약속을 하였다.
그러나 안목사는 교회가 부흥되고 부흥사로 알려지면서 아버지 안한규
목사와의 그런 약속에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았다. 부흥회를 위해 교회에서
청빙 받는 일까지도 정치로 이루어지고 그 정치를 위해서는 당장 돈이 필요한
게 교계의 현실이었기 때문이다. 어디 그 뿐이랴. 그 목사가 유명하고
예배당이 그럴싸하다고 하면 교인들이 모이는 판국인데 그 일을 하는 것 역시
돈이었다. 그러므로 돈과 정치는 이 시대의 목회현장에서 빼놓을 수 없는
필수적인 요소였다. 지금 예수의 십자가 사랑을 떠들면서 거룩거룩을 따질
때가 아니었다. 꿩 잡는 게 매였다. 좀 알려지고 이름이 있다 하는 목사를
만나면 하는 얘기가 무슨 차를 타느냐, 교인 중에 재벌이나 실권 있는
정치가가 있느냐, 매스컴 관리는 어떻게 하느냐, 아이들은 지금 어디에서
어떻게 공부하느냐, 미국에는 일 년에 몇 번씩 가느냐, 노후 대책은 어떻게
세웠느냐 등등의 얘기들만을 할뿐이지 다른 이야기는 별로 없었다. 안목사도
이런 부류들의 사람들과 어울리면서 그들에게서 배운 목회 문화를 도입하였다.
그런데도 희한한 것은 사람들은 꾸역꾸역 모여들어 교회는 몇 천 명이 모이는
교회로 규모가 늘었다.
안목사는 계속 흐느끼는 변선화 사모의 손을 잡고 씁쓸히 웃었다. 그리고는
생각했다. "그래. 어쩌면 올 것이 오고야 만 것일 게야. 엉터리 목사생활 이젠
그만 집어치우라고 하나님께서 한바탕 회초리를 든 것일 게야…… 설령 애들을
데려가셨다 하여도 나는 할 말이 없어. 인생이란 결국 이런 것임을 나도 알지.
정욕으로 추구되는 그 무엇도 나중에는 티끌이지. 아무 것도 없는 무, 그게
인생이지……. 하나님 저는 예전부터 제가 옳지 않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그러면서도 계속해서 하나님의 이름으로 죄악된 생각과 언행을 보였지요. 전
입이 백 개라도 할 말이 없습니다. 그러나 하나님, 이제는 제가 이 약속만은
드릴 수 있습니다. 전 저의 이 죄악된 두 얼굴의 양심이 예수님의 마음으로
회복되기 전에는 목회를 하지 않을 것입니다. 결코, 결코 예수의 이름으로
더럽고 추악한 죄를 범하며 살지는 않을 것입니다. 제 인생의 과거를 정리하고
이제는 순수한 한 사람의 인간으로 새로운 삶을 시작하겠습니다. 조용한 곳에
가서 진실하게 살겠습니다. 미국의 집도 하나님께 돌려 드리겠습니다…….
하나님, 열두 사도 모임의 목사들을 기억하옵소서. 그리고 그들이 이 순간
깨닫게 하옵소서. 참으로 먼저 개혁되어야 할 사람들이 바로 자신들임을
깨닫게 하옵소서. 이 종에게 그것을 알게 하신 하나님, 감사합니다. 하나님을
찬양합니다. 나의 구주 예수 그리스도를 사랑합니다……."
평안해진 안목사의 뇌리에 문득 30여 년 전 아버지가 목회하던 시골 교회의
크리스마스가 생각났다. 하이얀 눈이 펑펑 쏟아져 내리던 그 때, 댕그렁
댕그렁하고 울리던 종소리를 들으며, 천국의 평화를 마음 가득 느꼈던, 그
날들이 자꾸만자꾸만 되살아나는 것이었다.†
크리스마스날 오후에 그리스도회관에서 '한국교회 개혁을 위한 열두 사도
모임'의 이름으로 자신이 선포할 '새 천년의 한국교회가 나아갈 길'이라는
선언문 내용을 다시 한 번 검토하고 있었다. 이 때 변선화 사모가 차를 들고
들어왔다. 그녀는 안목사에게 찻잔을 내밀며 곁에 앉았다. 그리고는 말을
걸었다.
"여보, 많이 바빠요?"
"응 조금. 왜, 무슨 할 말이라도 있어요?"
"서영이 말예요, 내 생각엔 신학기가 시작되기 전에 절차를 밟아서 그냥
미국으로 보내는 게 좋을 것 같아요."
"그 앤 이제 겨우 중2 잖소. 중섭이와 미영이도 여기에서 대학을 마치지
않고 미국으로 보냈는데 서영이까지 보내면 교인들 보는 눈이 좋지 않을 것
같은데?"
"그래도 공부 안 하고 저렇게 밖으로만 나도는데 여기에 있으면 더 문제가
되지 않겠어요? 내 생각엔 어차피 미국 집에 빈방도 몇 개 있으니까 서영일
빨리 보냈으면 좋겠어요."
"알았어요. 내 생각 좀 해보리라. 참, 미국에 전화했어요? 애들 크리스마스
잘 보내라고 말이요?"
"네 한 시간 전에 했어요. 한데 크리스마스날 오후에 나도 그 모임 장소에
나가야 해요?"
"물론이요. 그 날의 모임이 얼마나 중요한데 당신이 빠져서야 되겠소. 그
날은 한국교회의 새로운 장을 여는 역사적인 날이 될 것이요. 내가 늘
말했지만 한국교회는 개혁이 되어야만 해요. 이대로 가다가는 2천 년대엔
교회를 텅텅 비게 만들고 말 것이요. 하나님께서 그 날의 영광스러운 메시지
선포자로 나를 택하였소. 그런데 나의 부인인 당신이 그 자리에 없으면
되겠소. 만약 그렇게 된다면 하나님이 크게 섭섭해 하실 것이요."
"알았어요. 난 한 번 물어본 거예요. 참, 아까 김권사님이 수표 한 장 주고
갔어요."
"아 그래요. 큰 겁디까?"
"자동차 하나요. 저번에 애들한테 사 준 자동차 값으로 지불할래요.
괜찮겠죠?"
"물론이요. 연말연시에 성도들이 들고 온 거 당신이 알아서 잘 처리해요."
"알겠어요. 그럼 나 나갈께요."
변선화 사모가 쟁반에 컵을 놓고 있을 때 안목사의 핸드폰 벨이 울렸다.
안목사는 얼른 핸드폰을 들었다. 그러나 그는 저쪽의 말을 몇 마디 듣는 순간
갑자기 얼굴 표정이 경직되면서 떠듬거리는 어조로 물었다.
"그, 그게 사, 사실입니까?"
안목사는 마치 정신이 나간 사람처럼 멍한 얼굴로 손을 덜덜 떨면서 전화를
받고는 핸드폰을 책상 위에 놓았다. 이 모습을 보고 변선화 사모가 물었다.
"여보, 왜 그러세요? 무슨 말을 들었길래 그래요?"
"여보, 빨리 공항으로 전화 걸어서 지금 당장 미국 갈 수 있는 표 있는가
알아봐요. 아, 아냐. 내가 알아볼께. 당신은 가만히 있어."
"왜 그래요 여보? 무슨 일이에요? 미국 애들한테 무슨 일이 생겼어요?"
"그래. 일이 생겼어. 교통사고야. 둘 모두 중태래."
"뭐라고요! 그럴리가요. 내가 얼마 전에 전화했는데요!"
"나도 몰라. 전화한 사람은 애들 선생님이야. 빨리 가보아야겠어."
안목사는 공항으로 전화를 했다. 일반인들 같았으면 표를 구할 수 없는
시기였으나 안목사는 항공사의 VIP회원이었기 때문에 두 시간 후에 떠나는
비행기의 표를 구할 수 있었다. 그리하여 안목사와 변선화 사모는 부랴부랴
가방을 챙겼다. 공항에 나와 비행기에 앉을 때까지의 두 시간이 2년은 족히
되는 것 같았다. 그들은 비행기 좌석에 앉아서야 비로소 제발 아이들이
무사하기를 위해 간절히 기도하였다.
변선화 사모는 이제야 좀 제 정신이 드는 듯 안목사에게 물었다.
"아이들이 어떤 상태래요?"
"중태래요. 중섭이가 미영이보다 더 심한가 봐요."
"여보, 만약에 말예요…… 만약에요…… 우리 애들이……"
변선화 사모는 말을 잇지 못하고 눈물을 주르르 흘렸다. 그 모습을 보고
안목사는 손으로 사모의 등을 두들기며 말했다.
"여보, 희망적인 생각을 합시다. 하나님은 아직 우리에게 그런 가혹한 일은
하지 않으셨잖소."
"그건 나도 알아요. 하지만 왠지 불안해요. 그 애들이 이미…… 이미
말예요…… 이 세상에……"
"여보, 그건 모르잖소. 살아 있으리라는 생각을 하잔 말이요."
이렇게 위로를 하고 있었지만 사실 안목사의 마음은 더더욱 착잡하였다.
안목사가 이렇게 안절부절못하는 이유는 7년 전 미국에 사놓은 그 집 때문에
더더욱 그랬다. 100여 평의 대지에 건평 60평 가량의 그 집은 현 싯가로
10억이 넘었다. 안목사는 그 때 3억 정도를 주고 그 집을 샀었다. 그런데
주위에 상가가 들어서면서 몇 년 사이에 집값이 무려 3배 이상이나 껑충 뛴
것이었다. 그런데 그 집은 김목사의 돈으로만 산 것은 아니었다. 아버지
안한규 목사가 정년 퇴임 후 살던 집을 팔아서 그 돈에 자기 돈을 더해 산
것이었다. 그런데, 평생을 목회자로 보낸 안목사의 아버지 안한규 목사는
안목사에게 두 가지의 유언을 하고 세상을 떠났다. 하나는 자기가 살던 집을
팔아서 예수 그리스도를 위하여 온전히 사용하라는 것이었고, 다른 하나는
일평생 교회 정치판에는 뛰어들지 말라는 것이었다. 당시 이제 막 목회를
시작했던 안목사는 맥박이 멎어 가는 아버지의 손을 꼭 잡고 아버지의 유언을
명심하여 지키리라는 약속을 하였다.
그러나 안목사는 교회가 부흥되고 부흥사로 알려지면서 아버지 안한규
목사와의 그런 약속에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았다. 부흥회를 위해 교회에서
청빙 받는 일까지도 정치로 이루어지고 그 정치를 위해서는 당장 돈이 필요한
게 교계의 현실이었기 때문이다. 어디 그 뿐이랴. 그 목사가 유명하고
예배당이 그럴싸하다고 하면 교인들이 모이는 판국인데 그 일을 하는 것 역시
돈이었다. 그러므로 돈과 정치는 이 시대의 목회현장에서 빼놓을 수 없는
필수적인 요소였다. 지금 예수의 십자가 사랑을 떠들면서 거룩거룩을 따질
때가 아니었다. 꿩 잡는 게 매였다. 좀 알려지고 이름이 있다 하는 목사를
만나면 하는 얘기가 무슨 차를 타느냐, 교인 중에 재벌이나 실권 있는
정치가가 있느냐, 매스컴 관리는 어떻게 하느냐, 아이들은 지금 어디에서
어떻게 공부하느냐, 미국에는 일 년에 몇 번씩 가느냐, 노후 대책은 어떻게
세웠느냐 등등의 얘기들만을 할뿐이지 다른 이야기는 별로 없었다. 안목사도
이런 부류들의 사람들과 어울리면서 그들에게서 배운 목회 문화를 도입하였다.
그런데도 희한한 것은 사람들은 꾸역꾸역 모여들어 교회는 몇 천 명이 모이는
교회로 규모가 늘었다.
안목사는 계속 흐느끼는 변선화 사모의 손을 잡고 씁쓸히 웃었다. 그리고는
생각했다. "그래. 어쩌면 올 것이 오고야 만 것일 게야. 엉터리 목사생활 이젠
그만 집어치우라고 하나님께서 한바탕 회초리를 든 것일 게야…… 설령 애들을
데려가셨다 하여도 나는 할 말이 없어. 인생이란 결국 이런 것임을 나도 알지.
정욕으로 추구되는 그 무엇도 나중에는 티끌이지. 아무 것도 없는 무, 그게
인생이지……. 하나님 저는 예전부터 제가 옳지 않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그러면서도 계속해서 하나님의 이름으로 죄악된 생각과 언행을 보였지요. 전
입이 백 개라도 할 말이 없습니다. 그러나 하나님, 이제는 제가 이 약속만은
드릴 수 있습니다. 전 저의 이 죄악된 두 얼굴의 양심이 예수님의 마음으로
회복되기 전에는 목회를 하지 않을 것입니다. 결코, 결코 예수의 이름으로
더럽고 추악한 죄를 범하며 살지는 않을 것입니다. 제 인생의 과거를 정리하고
이제는 순수한 한 사람의 인간으로 새로운 삶을 시작하겠습니다. 조용한 곳에
가서 진실하게 살겠습니다. 미국의 집도 하나님께 돌려 드리겠습니다…….
하나님, 열두 사도 모임의 목사들을 기억하옵소서. 그리고 그들이 이 순간
깨닫게 하옵소서. 참으로 먼저 개혁되어야 할 사람들이 바로 자신들임을
깨닫게 하옵소서. 이 종에게 그것을 알게 하신 하나님, 감사합니다. 하나님을
찬양합니다. 나의 구주 예수 그리스도를 사랑합니다……."
평안해진 안목사의 뇌리에 문득 30여 년 전 아버지가 목회하던 시골 교회의
크리스마스가 생각났다. 하이얀 눈이 펑펑 쏟아져 내리던 그 때, 댕그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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