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댄동산 처럼

어린이 은행 놀이 <작은 탁자 앞에서 웃는 두 딸>

물댄동산처럼 2000. 3. 29. 21:38
자녀입니다.

어린이 은행 놀이

 
주일에 있었던 일입니다.
예배를 모두 마치고
혜영이와 혜영이 엄마는 집으로 먼저 갔습니다.
저는 청년들과 찬양연습을 하고
지영이와 함께 집으로 가게 되었습니다.
지영이가 뭔가를 설명합니다.
돈 모양의 .....
뭔지는 잘 모르지만
지영이가 그것을 사달라고 합니다.
그래서 천원 미만이면 사주기로 하고 문방구로 갔습니다.
아마도 지영이 유치원 친구들 중에 누군가가
가지고 놀고 있는 것을 보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문방구에서 들어갔습니다.
지영이는 많은 사람들을 볼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대충 흩어 보고는 없나보다고 그만 가자고 하는 것입니다.
여기서 저는 고민에 빠졌습니다.
그냥 가면 돈을 쓰지 않아서 좋기는 한데....
그래도 저는 지영이에게 뭔가를 해 주고 싶었습니다.
예쁜 지영이, 예배도 잘드리는 지영이
아시지요? 지영이는 예배 드리는 놀이도 합니다.
오늘 목사님이 지영이를 칭찬도 해 주셨습니다.
지영이를 보기만 해도 행복해 진다는 것입니다.
 
저는 아저씨에게 도움을 청했습니다.
물론 문방구 주인 아저씨입니다.
지영이에게 설명해 보라고 했습니다.
아빠에게는 설명을 하더구만
아저씨 앞에서는 설명을 못합니다.
아니 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제가 말했습니다.
"돈 모양의 장난감요."
그랬더니
금방 찾아냈습니다.
피카츄가 그려져 있는 어린이 은행 놀이였습니다.
실은 저도 어렸을 때
그 장난감이 가지고 싶었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돈만 있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그곳에는 백화점 상품권도 있고,
현금카드도 있었습니다.
아하 지영이가 말하던 것이 이것이었구나
 
그 다음날
그러니까 제가 칼럼을 업데이트 해야하는 그 날이었습니다.
엄마가 아침밥을 준비하는데
지영이는
여기가 식당이라고 말합니다.
무슨 종이를 가지고 오더니만
메뉴판이라고 합니다.
그러나 메뉴를 선택할 권한은 이미 우리에게 없었습니다.
엄마가 준비한 그대로 먹기만 하는 것입니다.
지영이에게 아빠가 부탁을 합니다.
"지영아 아빠 것도 네가 계산해"
지영이는 기쁜 마음으로 아빠 밥값까지 계산하겠다고 했습니다.
"그래, 그래, 나 돈 많으니까. 내가 계산할께"
"그런데, 왜 돈 안 내?"
"아빠는, 밥 다 먹고 계산해야지. 밥 먹기 전에 계산하는 식당이 어딨어!"
"그래 네 말이 맞다"
그러나 저는 밥 먹기 전에 돈 내는 식당이 있다는 것을
말하지 않았습니다.
언젠가는 선불 식당에 지영이 손을 꼭 잡고 갈 날이 있을 것입니다.
그런데 지영이
밥상을 보니 밥맛이 없나 봅니다.
매운 반찬은 지영이가 못 먹습니다.
계란도 없습니다.
엄마가 출근을 하니 시간이 없어서
미쳐 준비를 못한 것입니다.
지영이는 먹다말고
콘플레이크를 찾습니다.
제가 말했습니다.
"지영아 너 밥값도 내야하고, 콘플레이크 값도 내야한다."
"알어, 알어"
지영이는 콘플레이크를 맛있게 먹었습니다.
다 먹고 엄마에게 계산을 합니다.
엄마가 부르는 값을 맞추려니 잘 안 되는가 봅니다.
"너무 비싸요. 좀 깎아 주세요"
지영이 엄마는 아니, 식당 아줌마는 마음씨가 아주 좋습니다.
지영이가 받으라는 만큼만 받았습니다.
그런데 그 돈은 다시 지영이 그 장난감 지갑으로 들어갑니다.
정말 이상한 식당도 다 있습니다.
엄마의 수고를
돈으로 계산할 수 없다는 거
지영이가 알까요?
 
우리가 하나님의 은혜를 다 모르듯이........
 
 
  이준행 목사의 사이버 세상으로
지영이와 혜영이 2월달 사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