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댄동산 처럼

목회자와 돈 <혜영이를 선물로>

물댄동산처럼 2000. 5. 2. 0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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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회자와 돈

 
어제
저희 교회로 어떤 집사님이 전화를 했습니다.
우리 교회에 나오고 싶은데
다음 달부터 나온다는 것입니다.
이유는 지금 다니는 교회에서 해결해야할 문제가 있다는 것입니다.
그 문제라는 것은 다음과 같습니다.
그 교회 성도님께서 목사님 앞으로 유산을 남겼습니다.
그 유산의 금액이 자그마치 6억의 돈이었습니다.
아무도 모르게 목사님 통장으로 그 돈을 입금한 것입니다.
그런데 그 목사님.
그 돈을 모두 교회에 내놓았습니다.
그래서 전세로 있는 교회 건물을 구입했고,
그 돈이 3억입니다.
남은 돈으로는
고인의 이름으로 장학 재단을 설립하시겠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재정 집사님은 목사님께서 이 돈을 모두 내놓게 할 수는 없었습니다.
목사님의 퇴직금으로 6억의 10분의 1에 해당하는 6천만원을
목사님의 퇴직금으로 적립해 드리고 싶었던 것입니다.
집사님이 다니는 교회는 개척교회로서 성도가 40여명 정도 출석합니다.
목사님께서 사례비를 받지 못할 때도 있을 만큼 어려운 교회입니다.
퇴직금은 생각도 못하는 그런 교회입니다.
그러니 당연하게 퇴직금으로
일부를 적립해 드리고 싶었던 것입니다.
그래야 목사님께서
나이도 많으신 데
노후 염려 없이 목회를 하실 수 있다고
집사님은 생각을 하였던 것입니다.
목사님은 그것도 반대를 하였습니다.
그래서 집사님은 성도들에게 이 사실을 얘기하였습니다.
성도들도 집사님과 같은 생각이었습니다.
성도들과 함께 목사님을 설득하여
목사님이 결국 6천만원을 자신의 퇴직금으로 정립하는데 동의를 했습니다.
그래서 성결교 총회에 연락을 해서
6천만원을 총회에 내고,
그 돈으로 목사님 정년퇴임 후에는 연금을 받도록 하고자 했습니다.
그러나 총회에는 그런 제도가 없었습니다.
국민연금에도 일시불로 내고 연금을 받는 제도가 없습니다.
집사님은 걱정이 되었습니다.
'뭐가 걱정이냐? 은행에 예치를 하면 되지'
하고 말하실 분도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그런데 이 집사님은 생각하기를
이 돈을 은행에 예금했다가
목사님께서
교회가 어려울 때 그 돈을 다시 내놓으실까봐 걱정이 되는 것입니다.
그래서 저는 보험을 알아보라고 했습니다.
저도 듣기로는 생명보험회사에서
일시불로 돈을 맡기고 연금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제도가 있다고
들은 적이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이 집사님 좀 보십시오.
그래도 염려가 안 된다는 것입니다.
자기가 지금 다니는 교회를 떠나오면
누가 목사님을 챙겨 드리느냐는 것입니다.
자기가 수시로 확인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우리 교회에 그런 보험을 취급하는 사람이 있으면 소개 시켜 달라고 합니다.
사실 우리 교회 성도들 가운데는 보험을 하는 분이 없습니다.
그래서 알아봐 주겠다는 말만 했습니다.
 
저는 그 교회 목사님을 존경하게 되었습니다.
저라면 어떻게 했을까 하는 생각도 해 보았습니다.
이만한 인품을 갖고 계신 분이기에
자신의 재산을 목사님께 유산으로 남긴 성도님이 계시고,
또 이런 목사님을 염려하는 훌륭한 집사님이 계시구나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하나님은 분명히 이런 목사님을 버리지 않으실 것입니다.
설사 돈이 없어 고난을 당한다 하더라도 이 목사님은
하나님 앞에서 부자로 사실 분입니다.
저는 그분들 앞에 겸손히 고개를 숙입니다.
 
혜영이를 선물로 주신 하나님을 찬양합니다.